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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 1
    네트-영원한 사춘기/소중한 것 2012. 3. 5. 13:24


    77년 7월 22일 10달동안 어머니의 뱃속에서 잘 먹고 잘 지내다 살기 힘든 세상에 태어났다.

    어떨때는 그냥 나라는 존재를 모르고 살고 싶을 때도 참 많다. 왜 날 낳아서 이 고생을 시키나??

    이왕이면 조금더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으면 이모양 이꼴은 아닐텐데... 라는 생각도 많이 했지

    어렸을땐 나이 많으신 엄마가 학교에 오는 것 조차 싫었다. 왜 다른 엄마들처럼 예쁘고 젊지 않으신가?

    누가 할머니라고 그러면 어떡하지라는 참 어리석은 생각... 3남 3녀 중 막내 뭘 그렇게 자식들 덕 보시려고

    많이도 낳으셨는지... 잘 나가는 년놈 하나 없이 다 지들 먹고 살기만 빠듯한데... 그래서 지금까지도

    먹고 사시려고 일을 하신다. 난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처럼 살지 않으려고 숨쉬는 순간 순간마다 머리 속으로

    되내이고 행동은 정반대로 꼭 청개구리처럼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라는 말을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많이 들어왔다. 난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는데... 이래서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얘기가

    있는 것 같다. 지금도 아버지와 항상 언성을 높이며 언쟁한다. 겉으로는 난 아버지와 달라라고 연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같지만 가끔씩 저 마음 깊은 곳 뼈속까지 난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들때도 많다.

    그래도 아니라고 부인하고 싶지만... 하지만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보니 아버지의 심정을 아주 조금

    발가락에 떼만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고 혼자 힘으로 걷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싸지도

    못했던 자식을 보면 지금 아무리 컸다고 해도 그랬던 자식을 같은 시선에서 보기란 정말 어렵다는 것을...

    이제는 포기하려고 한다. 아니 인정하려고 한다. 원래 부모의 마음 아니 사람의 마음이란 그런 것이라고...

    나에게 가족이란 얼마 전까지만해도 큰 의미가 없는 그저 혈연 관계로 묶여진 그냥 다른 친구들이나 회사 동료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버지나 형제들에게 그런 망언을 퍼붓기도 하고 좁은 식견으로

    매도하기도 했었나보다. 하지만 요즘들어 특히 35살을 넘기고 나서는 가족을 보는 시선이 조금씩 변해가는 것

    을 느낀다. 단순한 혈연관계를 넘어 영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런 존재라는 것을...

    내가 존재하는 이유에 시작은 가족이 그 시작점 맨 앞에 있는 것 같다. 특히 부모님. 내가 이 힘든 세상에 있을

    수 있게 해주신 분들... 나의 시작은 그런 것이다. 무 에서 이장훈 이라는 이름을 가진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그래서 내가 잘 살아가야 하는 이유 한가지가 채워진다. 더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분명히 말 할 수 있는 한가지

    이유는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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