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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꼴사나움이란
    카테고리 없음 2016. 2. 10. 02:44
    얼마전 장훈씨의 야구경기를 보러갔었다. 등나무 그늘이 너무 추워 수민이와 놀아주지도 못하고 있는데 상대팀에 따라온 10살 남짓의 여자아이가 다가왔다. 왠지 어른스러운 옷차림에 꽤나 당돌해 보이는 여자아이가 난 약간 못믿어웠지만 다행이도 수민이와 즐겁게 놀아주었다. 수민이도 그아이가 좋은지 잘 따라주었고 한편으론 더이상 날 찾지 않는 수민이가 서운했지만 덕분에 난 편하게 야구를 관람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시간 쯤 지났을까? 그 여자아이는 수민이만 놓아둔채 일행의 다른 아이들과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난 속으로 ‘역시 아이가 귀찮은가 보군. 요즘 애들이란...‘하고 생각했다. 문제는 수민이였다. 떠나간 언니를 기다리겠다며 상대편 벤치에 앉아 내 옆으로 오지 않는 것이었다. 난 속으로 ‘ 그래 기다려봐라. 그언니가 돌아오나‘ 하고 수민이의 순정을 비웃었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나에게 오지않고 돌아오지 않을 언니를 기다리는 모습이 너무 꼴사나와 보였다. 하지만 10분 뒤 그 여자아이는 들꽃을 한다발 꺾어 나타났다. 그 아이말이 수민이가 꽃을 보고 싶다고 했단다. 수민이가 잘 잡지 못하자 구급상자의 반창고로 잘 묶어 작은 꽃다발을 만들어 주었다. 꽃다발을 받은 수민이는 기쁨에 어쩔줄 몰라 하더니 그것을 나에게 주었다. 여자 아이는 다시 수민이에게 줄 꽃을 꺾으러 갔고, 그걸 기다리는 수민이는 더이상 꼴사납지 않았다. 꼴사나운건 바로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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